아마존에서 베트남 소품 판매하는 쩐도안흥
쩐도안흥(Trần Doãn Hùng)은 중부 탄화성(Thanh Hóa)에 있는 시골 마을인 응아손(Nga Sơn) 지역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보냈다. 응아손 마을은 전통 침구 및 매트를 비롯해 사초로 공예품을 만드는 유명한 전통 공예 마을이다. 어린 시절 쩐도안흥은 마을의 다른 사람들처럼 일반적인 공예의 길을 걷고 싶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수도 하노이, 나짱 등에서 여러 가지 일을 했다. 하지만 쩐도안흥은 고향에 대한 향수와 사업 아이디어를 갖고 응아손 마을로 돌아와 천연 공예품을 만드는 사업가로 자리매김을 했다.
쩐도안흥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하노이에서 대학을 졸업했다. 그 뒤 그는 하노이에서 몇 년간 일을 했다.
그는 2017년 베트남의 중남부 해안지역인 나짱(Nha Trang)에 소재한 리조트에서 정식으로 일을 시작했다. 쩐도안흥은 이곳에서 우연치 않게 삶의 새로운 방향을 정립할 수 있었다. 당시 함께 일하던 여성 동료는 쩐도안흥에게 사초로 만든 새로운 핸드백을 보여줬다. 쩐도안흥은 그녀의 핸드백이 매우 정교하게 직조돼 있는 모습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 이를 통해 그는 공예로 유명했던 고향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쩐도안흥은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했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올해로 28세이다. 이어 “나는 며칠간 잠을 설치며 고민한 뒤 리조트 직원으로 일하는 것을 그만두기로 결심했다”라며 “고향에 돌아가 창업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2018년 ‘꼬마이 공예(Cỏ May Craft)’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꼬마이는 베트남어로 용설련과의 다년초인 실유카를 의미한다.
쩐도안흥은 “실유카는 현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사초였다”라며 “실유카는 얇지만 내구성이 좋다”라며 회사의 이름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응아손 마을에서 태어난 다른 사람들처럼 나는 도시에서 지내는 동안 늘 고향에 대한 향수가 있었다”라며 “응아손 마을의 목초지와 사초가 그리웠다. 그래서 나는 결국 고향에 돌아오게 됐다”라고 언급했다.
쩐도안흥은 공예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이 전무 했다. 이로 인해 그는 기초부터 시작해야 했다. 그는 공예를 배우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중부 지방인 후에(Huế)에 거주하고 있는 유능한 공예인을 만날 수 있었다. 다행스럽게 그는 쩐도안흥에게 기술과 경험을 기꺼이 공유했다.
한편 쩐도안흥은 매트를 제외한 그 밖의 사초 제품을 만드는데 주력하기로 결심했다. 매트 공예품은 응아손 지역에서 수백 년간 만들어온 전통이 깊은 상품이었다.
쩐도안흥이 설립한 꼬마이 공예에서는 주로 여성의 핸드백을 만들었다. 꼬마이 공예에서는 사초를 비롯해 라탄, 대나무, 지푸라기, 히아신스와 같은 천연 재료를 활용해 가방을 만들었다.
그는 “고객들은 제품의 품질과 디자인에 높은 기준을 적용했다. 우리는 고객의 엄격한 기준에 부합해야 제품을 판매할 수 있었다”라며 “이로 인해 나는 세부적인 부분까지 심혈을 기울이기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쩐도안흥은 가방을 만든 뒤 가죽 끈, 핸들, 덮개 등으로 마무리를 하며 가방에 현대적인 감각을 불어넣었다. 이와 함께 가방 안에 분리가 가능한 속천을 덧대 청결함을 유지했다.
젊고 까다로운 기업가인 쩐도안흥은 가방을 만들 때 단순히 내구성에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스타일과 느낌도 중요하게 여겼다.
그는 “품질은 모든 디테일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가방의 전체적인 모양이 아름다워야 한다. 이와 동시에 세부 직조와 마감 등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공예인이 이 같은 세부사항에 심혈을 기울이려면 사물을 관찰하는 능력이 뛰어나야 하며 자기 수양 능력도 갖춰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결실을 맺은 노력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거의 모든 기업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꼬마이 공예는 큰 무리 없이 팬데믹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쩐도안흥은 “지난 해 판매 물량이 약간 감소하긴 했다”라며 “하지만 꼬마이 공예는 대부분의 제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큰 여파는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꼬마이 공예가 만드는 가방은 주로 미국의 온라인 소매 웹사이트인 아마존에서 판매되고 있다. 꼬마이 공예는 매달 약 1000개의 가방을 75~150USD 사이의 가격대로 판매하고 있다.
최근 쩐도안흥은 프랑스와 호주에서도 수출 제의를 받았다. 해당 국가의 무역업체들은 월 단위로 가방을 대량 주문하고 있다.
쩐도안흥은 “코로나19로 인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팬데믹 기간 동안 외출을 하지 못했다. 그 대신 집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사초를 활용해 가정용 장식품을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기반으로 꼬마이 공예는 지난 2월부터 아마존에서 사초로 만든 벽장식 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해당 제품들은 현재까지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쩐도안흥은 ‘천연 소재와 가죽을 함께 활용해 핸드백 만들기’라는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지난해 해당 프로젝트는 탄화성 청년연합이 주최한 청년 스타트업 아이디어 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는 마을 사람들에게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해주기 위해 35~55세 여성들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쩐도안흥은 “마을 사람들이 특정 제품을 직조할 수 있는 기술을 익히게 되면 꼬마이 공예에서 일할 수 있다”라며 “그렇게 되면 닌빈(Ninh Bình)의 킴손(Kim Sơn) 지역이나 후에(Huế) 등에서 외부 인력을 채용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쩐도안흥은 “고객이 꼬마이 공예의 가방을 들고 있는 사진을 보내 줄 때 매우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진을 보면 내가 제작한 가방이 전 세계를 여행하고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라며 “베트남 산 공예와 예술을 해외 고객들에게 홍보할 수 있다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쩐도안흥은 “앞으로도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것”이라며 “베트남 패션 브랜드나 해외 소매업체들과 협력해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할 예정”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