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구, 하노이서 '평화마라톤' 출발 “베트남 뛰며 통일정신 배우겠다”
“이제 1만1000km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두 달간 베트남 구석구석을 뛰며 베트남의 통일정신을 배우겠습니다.”
강명구 평화마라토너가 베트남 하노이에서 로마까지 400일 대장정의 해외일정 첫 발을 내딛었다.
강 씨는 1일 오전 9시(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호찌민 묘소에서 ‘제주에서 로마까지 1만1000km 평화달리기’를 출발했다.
해외일정 출발장소인 하노이는 2019년 북미회담이 열렸던 장소이며, 호찌민 묘소는 베트남 통일 영웅인 호찌민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이날 평화달리기 출발에는 하노이 한인회 임직원들과 송영운 민주평통 성남시협의회장, 하소라 국악인, 한화중 원불교 교무와 조헌정 기독교 목사 등이 완주를 응원했다.
이들은 하소라 국악인의 선창으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우리의 소원은 평화’로 개사해 함께 부르며 남북 통일과 세계 평화를 기원했다.
특히, 70대에 접어든 조헌정 목사는 하노이~호찌민에 이르는 60여일 1800km의 여정을 자전거로 강 씨와 동행한다.
강 씨와 조 목사의 1차 목적지는 하노이에서 170km 가량 떨어진 탄 호아(Thanh Hoa)로, 하루 평균 35km 가량 이동해 약 5일 가량 걸릴 예정이다.
강 씨와 조 목사 외에도 구간구간마다 뜻을 함께하는 현지인들과 교민들이 동행달리기로 참여할 계획이다.
강 씨는 “‘시작이 반’이란 말처럼 이미 반은 성공적으로 끝낸 것 같은 기분으로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 등 세계 곳곳에서 분쟁이 끊이지 왔는데 지금이야말로 평화가 더 간절한 시기”라며 “한국사람들뿐만 아니라 교민들과 세계 시민 여러분들이 함께 저와 동행해준다면 대단히 감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목사도 “강명구 평화마라토너와 함께 두 달 동안 베트남 일정을 동행하게 돼 무사히 잘 마칠 수 있기를 바라고 또 국민들이 성원하셔서 마지막 로마에 가서 교황을 만나 내년 성탄 미사가 판문점에서 진행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하면서 달리겠다”로 강조했다.
출발 전날인 지난달 30일엔 하노인 그랜드 플라자 호텔에서 종교인·한인회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강 씨의 무사완주를 기원하는 합동만찬이 열렸다.
민주평통 성남시협의회 주최로 열린 이날 만찬에서 송 협의회장은 강 씨의 무사완주를 위해 3000달러의 격려금을 전달했다.
송 협의회장은 “성남에서 강명구 선생님의 ‘평화를 바라고 있을 것이 아니라 우리가 먼저 평화의 길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씀을 듣고 몸은 같이 못 뛰어도 마음만은 같이 뛰고 싶어서 왔다”고 응원했다.
김태년 국회의원 겸 한-베트남 의원친선협회 회장도 “뜨거운 가슴에 품은 평화에 대한 열망이 교황청까지 무사히 닿기를 기원한다”며 “한 걸음, 한 걸음에 담긴 마라토너님의 숭고한 정신은 국경을 넘어 지구 곳곳에 새겨질 것이다. 긴 여정인데 부디 무탈하기를 바란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하소라 국악인은 ‘도라지’, ‘오나라’, ‘아리랑’ 등을 가야금으로 연주하거나 노래하며 만찬의 흥을 돋았다.
하 국악인은 앞으로 400일간 이뤄지는 평화달리기의 주요 국가의 출발지마다 참여하며 노래와 연주로 강 씨의 무사완주를 응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 국악인은 “가야금과 정치외교를 함께 공부하면서 나름 평화와 한반도 분단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행동으로 옮겨서 실천할 생각은 안 해봐서 굉장히 부끄러웠다”며 “제가 이렇게 와서 응원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항상 영광으로 생각하며 매번 가는 출발지마다 가능한 공연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