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미리 알고 경고, 순찰로봇이 뜬다

학교 공항 등 돌며 실시간 데이터 당국에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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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과학 영화에서 보아오던 로보캅이 실제로 등장할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 미 실리콘밸리의 나이트스코프(Knightscope)라는 신생 로봇기업이 순찰 및 범죄 예방을 목적으로 한 이동형 로봇 ‘K5 자동데이터머신’을 개발해 내놨다. 이 로봇은 최근 미 캘리포니아 서니베일에서 열린 ‘플러그 앤 플레이 겨울엑스포’에서 처음 공개됐는데, 제작사인 나이트스코프는 101명의 심사위원단이 뽑은 ‘신생기업 베스트3’에도 선정됐다.

키 5피트(1m50㎝), 무게 300파운드(136㎏)인 이 로봇은 바퀴로 이동한다. 겉모습은 조지 루카스 감독의 1977년작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R2-D2와 스티븐 홉킨스 감독의 1998년작 <로스트 인 스페이스(Lost in Space)>에 등장하는 로봇 B-9을 합쳐놓은 듯하다.

이 업체 공동창업자인 윌리엄 산타나 리는 “초등생 20명의 목숨을 앗아간 코네티컷주 샌디훅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을 계기로 이 로봇을 구상하게 됐다”며 “이 로봇을 쓰게 되면 학교에 무장경찰을 상주시키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K5 로봇은 예측분석엔진으로 알려진 컴퓨터 분석틀을 이용해 위험 수준을 평가하도록 설계돼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일상의 범주에서 벗어나는 과거나 현재의 데이터 패턴을 찾아내는 것을 뜻한다. 로봇은 보고 듣고 냄새 맡을 수 있는 다양한 센서들을 활용해 이 엔진에 실시간 데이터들을 보낸다. 로봇에는 야간작동 비디오카메라, 열화상카메라, 자동차번호판 인식 기능, 레이더, 대기분석장치, 오디오를 비롯한 각종 센서들이 갖춰져 있다.

예컨대 열화상 센서가 총기를 휴대한 사람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 찾아냈다고 치자. 그러면 이 데이터를 그 지역의 기업이나 관공서, 소셜 미디어상에 올라와 있는 해당지역 정보들과 비교분석한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위험 수준을 평가해 당국에 경고 신호를 보낸다. 회사 쪽은 이 로봇이 학교, 쇼핑센터, 호텔, 경기장, 선착장, 공항 등 광범위한 지역에서 범죄 예방용으로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지금 개발된 것은 베타버전이다. 안면인식같은 첨단기능은 아직 갖추고 있지 않다. 이동 방식도 아직까지는 사전에 정해놓은 경로를 따라 움직이는 수준이다. 회사 쪽은 2015년에 선보일 정식 버전에선 안면인식 기능과 대기중의 병원균 및 화학·생물학무기를 식별해내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 이후엔 정해진 루트가 아니라, 제 스스로 도로 등을 가로질러 가는 능력도 추가할 예정이다.

이 로봇은 무장을 하지 않았다. 범죄 제압용이 아니라 경고 및 예방용이다. 그리고 일단 경고 장치가 가동되면 모든 센서를 가동시켜 경찰이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회사 공동창업자이자 K5 개발을 구상을 주도한 윌리엄 산타나 리는 “우리는 로보캅이나 터미네이터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배트맨, 마이너리티 리포트, R2-D2를 뒤섞어 놓은 형태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 다시 돌아올거야”라고 위협하는 아놀드 슈워제네거(<터미네이터>)보다는 “위험해요, 윌 로빈슨”이라고 외치는 로봇 B-9(<로스트 인 스페이스>)이 K5 로봇의 미래 모습에 더 가깝다.

경비원 일자리 감소와 사생활 침해 논란 부를 듯

이 로봇은 우리에게 두 가지 질문을 던져준다. 첫째는 일자리 문제다. 회사 쪽은 이 로봇의 대여 비용으로 시간당 6.25달러, 또는 1달에 1천달러를 생각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에서 임금이 낮은 경비원을 쓰는 것과 비슷하다고 한다. 이렇게 될 경우, 미국내 1300만에 이르는 사설경비원 일자리의 상당수가 위협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내다본다. 회사 쪽은 경비원 숫자의 변화보다는 경비원 역할의 변화에 주목한다. 개발업체 관계자들은 일자리에 남게 될 경비원들은 단순 경비가 아니라, 로봇이 전해주는 정보들을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하나의 질문은 사생활 침해 문제다. 범죄 예방이라는 가치 있는 임무를 수행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불특정 다수에 대한 24시간 감시는 거리 곳곳에 설치된 감시카메라와 마찬가지로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로봇이 생산하는 정보들은 중앙의 데이터 서버 안의 각종 범죄, 운전면허 등 신상정보들을 담은 빅데이터들과 합쳐져 여러가지 범죄 혐의의 판단 자료로 쓰일 것이다.

워싱턴의 사생활보호단체인 전자프라이버시정보센터의 마크 로텐버그 대표는, 거리를 배회하면서 눈앞에 벌어지는 장면들을 수집해 전송하는 이 로봇의 능력을 가리켜 ‘R2-D2의 악한 쌍둥이 형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런 장비를 개인 공간에 두는 것과 공공지역에 두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며 “일단 공공지역에서 영상과 음성을 수집해 기록하게 되면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가 된다. 이는 사람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전천후 감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회사 쪽은 인터넷에서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정보들만 활용하더라도 충분히 목적에 부합하는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한다. 리 대표는 “빅 브라더에 대해 걱정하는 것을 상쇄할 만큼 공공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변호했다.

일부에선 무장하지 않은 채 거리를 배회하는 이 로봇이 짖궂은 10대 청소년들의 공격 표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회사 쪽은 그러나 이 로봇이 덩치가 큰데다 비디오 촬영 능력을 갖고 있어 그런 걱정은 기우라고 반박한다. 회사 쪽이 진짜로 우려하는 것은 사회 여론이다. 이 회사가 K5 로봇의 겉모습을, 미국인들이 친구처럼 친근하게 생각하는 <스타워즈>의 로봇 캐릭터 ‘R2-D2’와 닮은 꼴로 만든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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