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000마일 자동차 ‘시동

블러드하운드, 로켓 모양…총알보다 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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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자동차를 발명하고, 미국은 이를 대중화시켰다. 그러나 ‘가장 빠른 자동차’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는 나라는 영국이다. 영국의 자동차 개발자와 모험가들은 지난 100여년 동안 시속 200㎞(1914), 시속 400㎞(1932), 시속 500㎞(1937)에 이어 1997년 음속 돌파(1224km)에 이르기까지 자동차 속도 신기록을 독점하다시피 했다.

영국의 다음 목표는 시속 1000마일(1609km, 마하 1.3) 돌파다. 10월26일 영국 남서부 콘월주에 있는 뉴키콘월공항(Cornwall Airport Newquay)에서는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시속 1000마일을 목표로 개발중인 ‘블러드하운드 SSC’(Bloodhound SSC)가 대중 앞에서 처음 시운전을 하는 행사였다.

SSC는 초음속자동차(Super Sonic Car)란 뜻의 영문 이니셜이다. 제트엔진을 장착한 영국의 ‘스러스트 SSC’(Thrust SSC)가 1997년 10월 미 네바다주 사막에서 시속 763마일(1228㎞)로 음속을 돌파한 지 20년, 이 프로젝트 구상이 나온 지 10년만의 일이다. 시속 1000마일은 서울에서 부산까지 대략 15분에 갈 수 있는 속도다. 프로젝트팀에 따르면 눈을 한 번 깜빡이는 순간(0.2초)에 축구장 한 쪽에서 들어왔다가 다른 쪽으로 감쪽같이 빠져 나가는 속도다.

모양만 놓고 보면 블러드하운드는 자동차라기보다는 미사일이나 우주발사로켓을 옆으로 뉘여놓은 것처럼 보인다. 1000여명의 서포터즈를 포함해 3500여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길이 2.7km 활주로에서 열린 첫 시운전에서 블러드하운드는 출발 8초만에 최고 시속 210마일(338km)에 도달했다. 음속 돌파 차량을 몰았던 영국 공군 전투조종사 출신의 앤디 그린(Andy Green)이 이번에도 운전석에 앉았다.

향후 최종 완성될 블러드하운드엔 3개의 동력장치가 탑재된다. 자동차 엔진과 항공기 제트엔진, 로켓이다. 우주, 항공, 자동차 기술이 총동원되는 셈이다. 시속 1000마일에 도달하는 방식은 이렇다. 먼저 제트 엔진이 시속 500km까지 가속을 하다, 그런 다음 경주용 차에 쓰이는 V8 엔진과 하이브리드 로켓이 합세해 시속 1000마일까지 끌어 올린다. 재규어가 제작하는 엔진은 로켓에 산화제플 뿜어주는 보조동력장치로 쓰인다. 설계상의 최고 속도는 1050마일(1690km)이다.

이번 시험주행에선 롤스로이스의 EJ200 제트 엔진만을 장착했다. 이 엔진은 유럽 4개국 합작 개발한 전투기 ‘유로파이터 타이푼’ 에 쓰인 것과 같은 것이다. 엔진의 최대출력은 90킬로톤이다. 이는 5만4000마력에 해당하는 힘이다. 승용차 360대의 출력을 합친 것과 비슷하다. 테스트를 마친 뒤 그린은 “여전히 개발할 것이 있지만 즉시 반응하고 안정적이며 무엇보다 굉장히 빠른 느낌이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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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운전은 총 한 달에 걸친 테스트의 마지막 단계였다. 이 기간중 제작팀은 이곳에서 제트엔진과 핸들 브레이크, 서스펜션, 데이타시스템 등을 체크해왔다. 시운전 행사는 모두 세 번에 걸쳐 진행됐다. 첫날인 26일엔 후원자들을 초청한 ‘후원자의 날’, 28일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공공의 날’, 마지막 30일에 어린이,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의 날’ 행사가 이어졌다.

방문객들은 차의 내부, 외부를 가까이서 구경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무대 행사와 구역별 전시/체험 행사를 즐겼다. 전시물 중에는 운전 시뮬레이터와 웨스트잉글랜드대(University of the West of England=UWE Bristol) 학생들이 개발한 스피드 타이탄 비디오게임도 있었다. 관람객들은 직접 모의 로켓 자동차를 제작해보는 등 여러 실습활동도 체험했다. 세 차례의 시운전 행사에 참여한 인원은 무려 1만여명에 이른다.

블러드하운드에는 항공기에 쓰이는 휠을 장착했다. 이는 원래 영국이 1958년 개발한 마하2급의 영국 유일의 초음속 전투기(English Electric Lightning)에 쓰였던 것을 던롭이 육상용으로 개조한 것이다. 이 공기압 휠은 접지력이 일반 자동차 타이어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운전석의 그린은 이렇게 말했다.

“접지력이 낮은 항공기 타이어로 달리는 5톤 차를 멈춰 세우는 것은 2.7km 활주로 안에서는 어려운 과제다. 가속 상태에 있기 때문에 더욱 어렵다. 나는 시속 200마일에 도달하기 위한 초기 동력 테스트를 하는 동안 시속 130마일 지점에서 스로틀(액셀)에서 발을 떼야 한다는 걸 알았다. 그러면 2초간 더 가속이 진행된다. 그런 다음 감속 단계로 돌입한다. 먼저 2초 동안 브레이크를 부드럽게 밟는다. 브레이크 디스크판을 ‘웜업’해주기 위해서다. 이어 힘껏 브레이크를 밟아준다. 이 때 브레이크 온도는 무려 1000도까지 올라간다. 불꽃이 튀는 경우도 있다.”

길이 13.4m, 무게 7.5톤…42초만에 목표 속도
블러드하운드의 수석엔지니어 마크 채프먼(Mark Chapman)은 “활주로 테스트는 기대치보다 더 나은 결과를 보여줬다 ‘며’ 하지만 이번 것은 3500개의 맞춤형 부품으로 구성된 일회용 시제품으로, 아직은 블러드하운드가 아닌 그레이하운드다” 라고 말했다.

프로젝트팀은 내년 여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마른 호수 학스킨 판(Hakskeen Pan)에서 2차 속도 테스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내년 사막 주행에선 노르웨이의 로켓제작업체 남모(Nammo)가 제작한 하이브리드 로켓이 추가된다. 로켓은 제트엔진 아래쪽에 배치한다. 바퀴도 타이어를 덧대지 않고 접지력이 매우 낮은 딱딱한 알루미늄 휠만으로 달릴 계획이다. 가능하면 이 때 시속 1000마일은 아니더라도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이 곳에 길이 19km, 폭 3km 규모의 시험주행 구역을 마련해 둔 상태다. 만약 블러드하운드가 도전에 성공한다면 22번째 국제자동차연맹(FIA) 기준 세계지상스피드기록(World Land Speed Record)을 세우게 된다. 현재로선 앞으로 3년간 시속 1000마일 돌파에 단계적으로 접근해갈 계획이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완성된 블러드하운드는 길이 13.4m, 무게 7.5톤이다. 42초만에 시속 1000마일에 도달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최대 출력은 13만5000마력, 가속 중 운전자가 받는 힘은 2.5g(체중의 2.5배), 감속중 받는 힘은 최대 3g이다. 시속 1000마일은 권총에서 발사된 총알보다 빠른 속도다. 실현될 경우 총알보다 빠른 자동차가 상상에서 현실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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