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반도체 칩 독립’ 가속화 삼성·인텔과 결별…반도체 자체설계, 조달에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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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칩을 자체적으로 조달하려는 애플의 노력이 빠른 진도를 보이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애플은 수년 전부터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PC, 애플 워치 등을 구동하는 칩의 설계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더 나은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경쟁사들을 앞설 수 있었다.

최근 인텔과 ARM홀딩스, AMD가 설계한 반도체 칩이 해킹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애플의 독립 시도는 더욱 힘을 받게 됐다.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애플이 삼성전자와 인텔 등이 생산한 다양한 부품들에 의존하기 보다는 독자적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었다.

지난 2008년 애플이 전문 반도체 회사인 P.A. 세미를 인수한 것은 이를 지향한 첫걸음이었다. 그 2년 뒤에 잡스는 혁신적 기능을 갖춘 아이패드를 공개할 수 있었다.

아이패드가 선보인 기능들은 매력적이었지만 그 내부에는 대단히 혁신적인 기술이 감춰져 있었다. 바로 애플이 자체적으로 설계한 최초의 프로세서인 A4가 장착돼 있었던 것이다.

애플은 더 강력한 프로세서를 속속 내놓기 시작했다. 오늘날 애플은 인공지능(AI), 보행 모니터링, 게임용 그래픽, 안면 인식을 처리하는 것은 물론 애플 워치를 구동하고 에어팟을 아이폰에 연동시키는 전용 부품들을 자사 제품들에 장착하고 있다.

이런 추세대로 간다면 애플은 언젠가 퀄컴, 궁극적으로는 인텔의 우월적 지위를 위협할 수 있는 반도체 강자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퍼 재프리 증권의 마이크 올슨 선임 애널리스트는 부품 조달 비용을 줄일 뿐만 아니라 연구·개발(R&D)을 통제, 삼성전자 같은 숙적으로부터 기밀을 보호함으로써 미래의 신기술에 재빨리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 자체 설계의 장점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반도체 칩의 자체 설계에 나선 기업들은 과거에도 없지 않았다. 다만 애플이 가장 성공적인 결과를 내고 있을 뿐이다.

HP와 모토로라, IBM, 필립스 등도 한때 내부적으로 반도체 칩을 개발하는 조직을 두고 있었지만 결국은 실패하거나 어려움에 처했다. 막대한 비용과 규모가 필요한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들과 달리 자체 설계에 집중했고 생산은 대만의 TSMC와 같은 외부 기업에 맡기는 현명한 길을 택하고 있다. 복잡하고 부담이 큰 사업에 뛰어든 셈이지만 이 회사가 연간 3억 대의 각종 기기를 판매하는 한 타당성이 있는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애플은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캠퍼스 내부나 주변에 자리 잡은 건물들, 신기술의 요람으로 떠오른 이스라엘의 헤르즐리야에서 칩의 제작과 시험 설비를 가동하고 있다.

담당 조직은 수백명의 인력을 확보하고 있고 인텔과 IBM을 거쳐 2008년 애플에 입사한 조니 스루지가 이들을 지휘하고 있다. 스루지는 반도체 설계를 “예술”이라고 말할 정도로 자부심이 강한 엔지니어다.

스루지는 최근 수개월 동안 퀄컴에서 적지 않은 모뎀 개발 엔지니어를 빼내고 있었다. 애플이 특허 분쟁을 벌이고 있는 퀄컴의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는 것은 언젠가 자체적으로 모뎀을 생산하겠다는 의도를 가리키는 것일지 모른다.

애플은 올해 선보일 아이폰 신모델에 퀄컴 대신 인텔과 미디어텍이 생산하는 모뎀을 사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과의 결별 수순을 밟는 듯한 모습이다.

애플은 지난해 애플 워치에 블루투스 기능을 제공하는 W2칩을, 아이폰 8과 아이폰X에는 신경망 엔진으로 불리는 인공지능 칩과 전용 그래픽 처리장치(GPU)를 각각 탑재했다.

올 가을에 나올 아이패드 신모델도 애플이 설계한 GPU와 AI칩이 장착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움직임으로 인해 애플의 GPU 공급선인 이미지네이션 테크놀로지는 큰 타격을 입고 말았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중앙처리장치(CPU) 전체를 독자적으로 설계하는 것도 시간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인텔은 제5위의 고객을 상실하고 말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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