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 옛 36구, 옛 직업

오래 전, 하노이에는 36구가 있었다. 한 구마다 그 지역 주민들이 특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있어서 어느 구 이름을 말하면 그 특정 직업에 대한 말이 바로 따라왔다고 한다. 예를 들어, 항무이(Hang Muoi:소금)지역은 소금을 판매하는 일을 전문적으로 했고, 항만(Hang Manh:대나무)구는 대나무로 만든 상품들을 판매하였으며, 항박(Hang Bac:은, 돈)구는 금세공 일로 유명했다.

 

 

하노이의 옛 구에 대한 책 ‘부쭝 (Vu Trung) 수필’ 은 작가 팜딘호(Pham Dinh Ho)가 18세기 말에서 19세기에 쓴 책으로, “지엔흥(Dien Hung)구 (현재의 항응앙 Hang Ngang)와 동락(Dong Lac)구 (현재의 항다오 Hang Dao)는 비단 견직물을 많이 판매한다” 라고 쓰여진 부분이 있다. 하노이 학자 응웬빈푹(Nguyen Vinh Phuc)씨의 말에 의하면 옛 항쟈이(Hang Giay: 종이)구는 현재까지도 하노이의 여러 마을에서 만들어지는 각종 종이들이 통용되는 곳이라고 했다.

하노이 36구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서는 그저 숫자적인 상징일 뿐이거나 관례나 규약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 때문에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상반된 의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하노이의 옛 구들이 각 구마다 특정한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조금도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 시대에는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 하노이로 몰려들었는데, 이때 보다 나은 생활을 위해 특정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한 구에 모여 생활 하던 것이 오랜 전통으로 이어졌다. 이는 또한 옛 베트남 사람들의 특성을 보여주는데, 어디에 가든 어디에 있든 같은 일을 하는 친구나 사람들과 공생 공존하는 것이다. 구의 이름이 특정 직업에 따른 것 외에도, 그곳의 특별한 일화 등에 의해 구의 이름이 정해진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항짜오(Hang Chao: 죽)구는 궁, 입회 관리 시험 입후보자들에게 죽을 파는 일을 했었으며, 호안낌(Hoan kiem)호수 옆에 위치한 쯩띠엔(Truong Tien: 돈)구는 응웬(Nguyen)왕조시대 왕조의 조폐공장이 있었다. 하노이는 그만큼 특별한 다양한 구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하노이 사람들은 필요한 것이 있으면 그 관련 구를 찾아가 물건을 구입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만약 대나무로 만든 물건을 사고 싶다면 항만(Hang Manh: 대나무)구를 찾아가고, 한약을 처방 받고자 하면 투옥박(Thuoc Bac: 한약)구를 찾아간다. 바로 이런 것이 하노이가 다른 나라들의 수도와는 다른, 매우 특이한 점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것이 변했다. 하노이는 이제 이전보다 다섯 배, 열 배는 더 넓어졌고, 옛 구들을 찾아가 보아도 그 이름이 많이 변했으며, 항박(Hang Bac), 항마(Hang Ma) 항만(Hang Manh), 항찌우(Hang Chieu), 항동(Hang Dong)과 같이 옛 이름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구는 많지 않다. 대부분은 그 특정 직업을 지키지 않고 다른 분야의 일을 하고 있다. 항탄(Hang Than 석탄)구 같은 경우에는 이제 쌀, 떡을 팔거나, 결혼 서비스업 등을 하고 있으며, 항바이(Hang Vai 천)구 같은 경우에는 대나무 제품을 판매하고 있고, 항짜오(Hang Chao: 죽)구의 주민들은 기계, 전자공구 등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이러한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는 것이 놀랍지는 않지만 하노이는 여전이 그 옛 관습을 지키고 있다. 예전처럼 ‘항(Hang)’ 으로 시작되는 이름을 쓰지는 않지만 새로운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또 다시 모여 새로운 구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하이바쯩(Hai Ba Trung)구는 전자기기, 릉반깐(Luong Van Can)구는 어린이 장난감, 황호아탐(Hoang Hoa Tham)구는 꽃을 전문으로 판매하고, 심지어는 당중(Dang Dung)구와 같이 한 구 전체가 핸드폰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구도 있다. 지금 하노이의 옛 36구를 돌아보면 옛날과는 많이 달라져 있는 모습을 본다. 즐비한 호텔, 카페, 식당, 술집 등이 붙어있다. 이는 환경의 변화와 삶의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모습이지만 아주 조금은 마음 한켠이 안타깝고, 그립다.

[베트남통신사_글: 탄호아(Thanh Hoa)기자, 사진: 베트남픽토리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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