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이게 정말 가능한 결과인가요?”
호치민시 영국계 국제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한 교민은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 입시결과를 듣고 이렇게 말했다.
올초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가 발표한 한국대학 입시결과를 보면 놀랄 만도 하다. 졸업반인 12학년 학생 146명(12년특례는 60여명) 중 서울대학교 5명, 연세대학교 24명, 고려대학교 6명, 성균관대학교 34명, 서강대학교 14명, 한양대학교 29명이 합격했다. 복수합격자까지 더하면 51개 대학에 총 383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사실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는 2010년을 마지막으로 서울대학교 합격자를 내지 못했다. 그런데 올해는 5명이나 보냈다. 소위 말하는 SKY(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에만 35명의 합격자가 나왔다.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수재들만 다닌다는 과학고나 외국어고등 등 특수목적학교에서나 나올법한 결과다.
벌써부터 외국계 국제학교 한국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자녀를 한국학교로 전학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학부모 최모씨는 “그동안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가 한국대학 입시에 최적화 된 학교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번에 그것이 사실로 입증된 것 같다”며 놀라워했다.
원인 없는 결과란 없다. 놀라운 성과의 비결은 무엇일까.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 진학지도부를 담당하는 정영오 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첫째는 우수한 교사진이다.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는 해외에 있는 모든 한국계 국제학교를 통틀어 교사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학교 중 하나다. 정영오 부장은 “우리학교에 지원하는 교사 경쟁률이 10대 1에 달할 정도”라며 “그렇다보니 과학고 교사 출신들도 대거 합류하면서 교사들의 질적 향상이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한 마디로 좋은 스승에 좋은 제자들이 나온 셈이다.
둘째는 학교의 적극적인 홍보 및 마케팅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한국의 대입 수시 전형에서 성과를 낸 것은 한국 대학들 사이에서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의 이미지가 좋았다는 방증이다. 정영오 부장은 “과거에 대학들의 평가를 보면 우리학교는 중국의 베이징, 상하이 한국국제학교에 비해 한두 레벨 아래였다”며 “김원균 교장선생님 부임 후 그런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이제는 베이징국제학교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섰다”고 말했다.
김원균 교장과 정영오 부장이 직접 한국 대학들을 방문해 학교를 알렸고, 각 대학 설명회도 자주 유치했다. 서울대의 경우, 2016년까지 호치민시에서 입시 설명회를 연적이 없었으나 최근 2년간 직접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를 방문해 설명회를 열었다.
정영오 부장은 “국제학교만의 글로벌 학업 인증제 등을 통해 학업 역량을 갖춘 우수한 학생들을 대거 배출하고, 한국 대학들에게 이를 적극 홍보한 결과, 지금은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 학생들이라면 믿고 뽑는 대학들까지 생겨났다”고 밝혔다.
세 번째로는 입시에 최적화된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의 시스템도 무시할 수 없다. 학교 진학지도부를 중심으로 다양한 특례 입시설명회를 열어 학생 및 학부모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했다. 수시 면접을 앞두고 교사들이 대거 한국으로 출장을 가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면접 관련 원포인트 레슨까지 했을 정도로 열성적이었다.
정영오 부장은 “지난 해 우리학교 입시 목표는 서울대 2명, 그리고 연세대와 고려대 합쳐 15명을 보내는 것이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 선생님들은 0215라는 숫자를 한시도 잊지 않았다. 심지어 교무실 WIFI 비밀번호까지 0215로 바꿨다”고 말하며 웃었다.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는 입시 성공 신화를 꾸준히 이어가려한다. 지난 2일에는 1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학에 합격한 12학년 학생들이 직접 특례 시험 준비, 자소서 작성, 면접 준비 등 입시 노하우를 알려주는 ‘입시경험나누기’ 행사를 열기도 했다. 정영오 부장은 “선후배 간의 정보 교류를 통해 예비 12학년 학생들이 진학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구체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부장은 “우리 학생들이 AP, SAT 등 시험에서도 고득점을 거두고 있다. 우수한 자원들이 많아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올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