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말 시작된 코로나 4차 대유행 이후 누적 확진자 10만명을 넘어선 호찌민시의 펜데믹이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있다. 한때 하루 지역 감염자가 6000명대에 육박했지만 지난 8월 4일 3000명대 초반으로 내려왔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대규모 백신 접종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호찌민시 인민위워회 즈엉안득(Dương Anh Đức) 부위원장은 지난 주 기자회견에서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6차 예방접종에서 18세 이상 시민의 70%에게 접종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호찌민시는 이미 중앙 정부에 500만 회분 이상의 백신 할당을 요청해 놓았다.
현재 호찌민시의 코로나 백신 접종 규모는 상당하다. 시는 1200개의 예방 접종팀을 배치했다. 팀당 하루 250명에 대한 백신을 접종할 계획인데, 이대로라면 하루 30만명이다.
2차 접종 속도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호찌민시 보건 당국의 계획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80만명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차 접종을 받고 20만명은 모더나 백신 2차 접종을 받게 된다. 호찌민시의 18세 이상 인구는 696만6626명이다.
앞서 7월 22일부터 8월 3일까지 진행된 호찌민시의 코로나 5차 예방접종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화이자 등 총 92만329 회분이 투입됐다. 8월 4일 현재 약 200만명이 1회, 7만명이 2회까지 접종을 완료했다. 호찌민시 접종자 중 1039명에게서 부작용 보고가 있었지만 모두 경미한 증상이었다.
속속 이어지는 교민 접종
호찌민시에 거주하는 한인 교민 접종자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호찌민시가 추진 중인 대규모 접종 혜택을 보고 있는 것이다. 한인들에 대한 접종은 주로 많은 교민들이 모여사는 7군과 투득시 아파트 단지에 대한 단체 접종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대다수 아파트들이 단지별로 접종 신청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65세 이상에게 우선권을 주고 있는데 일부 지역은 선착순으로 접종을 하는 바람에 혼란이 가중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투득시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교민 강상수씨는 “지난 4일 통보받은 학교 건물에 아침 일찍 가서 오후 1시쯤에야 접종을 받고 왔다. 사람들이 많이 몰려 번호표까지 받아야 했다. 늦게 온 사람들은 접종을 받지 못하고 돌아간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접종을 받은 교민들은 기다리더라도 가급적 이른 아침에 가라고 입을 모은다.
일부 접종센터는 외국인에 대한 접종을 거부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또 다른 교민 민영일씨는 “동네에서 접종을 한다기에 아내와 함께 갔는데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접종을 빋지 못하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아파트 단지들도 외국인에 대한 접종 신청을 아예 받지 않는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이는 실무자들의 이해부족에 따른 것이다. 베트남 외교부는 백신 접종과 관련해 자국민과 외국인을 차별하지 않는다고 공식적으로 밝힌바 있다. 이런 사례는 한국 총영사관과 한인회의 항의를 받고 대부분 시정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별로 접종 여부가 갈리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일부 교민들이 SNS를 통해 강한 불만을 터뜨리는 경우도 늘고 있다. 호치민한인회 관계자는 “지역에 따라 시기의 차이가 있을 뿐, 결국에는 차례가 올 것이다.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차분하게 기다려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