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은 최근 새롭게 발표한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베트남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6.5%에서 5.3%로 조정했다.
세계은행에서 동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을 담당하는 아디트야마투(Aaditya Mattoo) 수석 경제학자는 “베트남 경제 전망치가 낮아진 주요 원인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와 글로벌 유가 상승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세계은행은 올해 베트남의 경제 성장률을 6.5%로 예상했다. 당시 베트남은 팬데믹 기간 동안 세계에서 경제 성적이 가장 좋은 국가 중 한 곳에 포함된 바 있다. 하지만 베트남은 오미크론 대응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중에는 장기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과 더불어 바이러스의 통제 불가능한 확산 등이 포함됐다. 이로 인해 베트남은 경제 회복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상실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지속되면서 세계 유가는 기록적인 수준으로 상승했다. 유가 상승은 베트남 경제에 큰 피해를 입혔다. 베트남은 국내 총생산 중 3%를 원유 수입에 할당하고 있다.
아디트야마투 수석 경제학자는 “베트남이 올해 직면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성장률이 4.4%까지 하락하는 것”이라며 “철, 철강, 식료품을 비롯한 세계 원자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비용 증가에 대비해야 한다. 국가들은 세계 공급망 편입 장벽이 더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그는 “베트남의 높은 경제 개방성은 현재와 같은 시기에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최근 몇 년 간 베트남은 유럽-베트남 자유무역협정(EVFTA) 및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 등을 체결했다. 그는 “일련의 협정을 통해 베트남은 혜택을 볼 수도 있지만 외부 경제 충격에 노출돼 취약해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디트야마투 수석 경제학자는 “베트남은 금융 시스템을 관리할 때 좀 더 신중한 접근 방식을 택해야 한다”라며 “특히 베트남의 글로벌 공급망 편입 노력을 지원할 수 있는 베트남 중앙은행의 금융 조치를 신중하게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베트남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 흐름에 대해 그는 “지난 수십 년 간 베트남은 전 세계 투자자들 사이에 매력적인 투자 국가이자 성공적인 모델 역할을 수행했다”라며 “그 결과 세계 경제에서 베트남의 역할이 크게 개선됐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베트남은 빈곤 퇴치 분야에서 놀라운 성과를 달성했다”라며 “하지만 베트남은 서비스 산업을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시행해야 하며 경제의 다양한 분야에서 생산성을 개선할 수 있도록 추진해야 할 때”라고 평가했다.
세계은행은 올해 동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의 성장 전망을 기존의 5.4%에서 5%로 하향 조정했다. 그중에서도 세계은행은 “중국의 올해 성장률은 4%까지 낮아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면 동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에 살고 있는 최대 600만 명의 사람들은 빈곤선을 극복하지 못한 채 하루에 5.5USD 미만으로 살아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은행에서 동아시아 및 태평양을 담당하는 마누엘라 페로(Manuela V. Ferro) 부대표는 “지속되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해 동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의 경제 회복 과정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마누엘라 페로 부대표는 “건전한 경제 펀더멘털과 바람직한 정책으로 뒷받침된 국가들은 폭풍우를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며 “심지어 건전한 재무 정책을 시행 중인 국가조차도 올해 세계적인 역풍에 대비해야 한다. 올 한해 전반적인 성장률은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