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시의 쩐흐우짱까이르엉 극장(Trần Hữu Trang Cải Lương)은 베트남 8월 혁명 75주년 기념일(1945년 8월 19일)과 독립기념일(1956년 9월 2일)을 맞이해 혁명 오페라로 알려진 까이르엉(Cải Lương)에 대한 문헌과 사진 등을 선보이는 전시관을 조성했다. 쩐흐우짱까이르엉 극장은 남부지역의 전통 예술극단을 선도해왔으며, 이번에 이곳에 새롭게 마련된 전시관은 1945년대~1950년대 남부 베트남 혁명 운동을 위해 헌신한 예술인들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됐다.
신규 전시관에는 까이르엉의 역사와 발전을 보여주는 사진, 서적, 문헌, 영상 등이 구비돼있다. 까이르엉은 1920년 초기 메콩강 델타 지역의 남부 극장에서 탄생한 베트남 전통 예술 장르다.
까이르엉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1952년부터 남부 베트남의 혁명에 참여한 까이르엉 남보 극단(Nam Bộ) 관련 사진 및 문헌이라고 할 수 있다.
쩐흐우짱까이르엉 극장의 판꾸옥끼엣(Phan Quốc Kiệt) 관장은 “이번 전시관은 베트남의 저항과 국가 재건 과정에서 발생한 두 번의 전쟁 동안 남부 사람들과 군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헌신한 까이르엉의 예술인들을 기리며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시된 사진과 유물 등을 통해 젊은층을 포함한 방문객들이 베트남의 영웅 관련 역사에 대해 더 배우게 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한 남부 예술인들의 업적을 깨닫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까이르엉 남보 극단은 남부 지역 까이르엉 극단 중 총 세 곳에서 예술인들을 선발해 구성됐다. 남보 극단은 1954년 제네바 인도차이나 평화협정 체결 뒤 개최된 1955년 하노이 국립 음악연극 축제에 예술인을 파견하기도 했다.
까이르엉 남보극단은 남부지역 극장 발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남보극단 소속 예술인들은 예술을 통해 남부지역 시민, 지식인, 가난한 농부, 노동자들을 국가 혁명 운동에 참여하도록 독려했다. 남보극단 공연 중 ‘불(Lửa Cháy Lên Rồi),’ ‘녹난 지대의 피(Máu Thắm Đồng Nọc Nạn)’와 같은 공연은 애국주의와 베트남의 전통 문화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1953년~1956년 동안 까이르엉 남보 극단에서 일한 띠엔(Thiện)은 “당시 우리는 1945년 베트남 독립 추진 위원회의 활동을 재구성한 공연을 기획해 지역 순회공연을 다녔었다”고 회상했다.
남보 극장에서 공연했던 띠엔과 더불어 국가유공자 까레홍(Ca Lê Hồng), 짠호앙칸(Trần Hoàng Khanh)은 여전히 예술 전파 및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현재 이들은 쩐흐우짱까이르엉 극장에서 젊은 예술인들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예술 혁명가를 위한 전시
이번 신규 전시관에는 짠흐우짱(Trần Hữu Trang) 및 응웬프엉단(Nguyễn Phương Danh)을 기리는 전시도 진행된다. 혁명가로 알려진 이들은 까이르엉의 최고 예술가로 손꼽히는 인물이기도 하다.
극작가인 짠흐우짱은 1906년 현재 티엔장성(Tiền Giang)으로 알려진 미토성(Mỹ Tho) 초가우구(Chợ Gạo)의 농부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는 1928년 전문 극작가로 데뷔해 까이르엉의 유명 예술가였던 짠닥(Trần Đắc), 남피(Năm Phỉ), 남짜우(Năm Châu) 등이 이끄는 극단을 위해 극대본을 작성했다.
짠흐우짱의 예술성과 명성은 1930년대에 극에 달했는데, 당시 ‘란과 디엡의 사랑이야기(Lan Và Điệp),’ ‘행복 찾기(Tìm Hạnh Phúc),’ ‘루의 삶(Đời Cô Lựu)’, ‘토안응옛 여성이야기(Tô Ánh Nguyệt)’와 같은 극이 완성됐다. 이들 대부분은 봉건 사회에서 베트남 여성들이 겪는 어려움과 고뇌를 묘사하고 있다.
1945년 혁명 이후 짠흐우짱은 사이공-쩌런(Sài Gòn-Chợ Lớn)에 합류해 혁명을 위해 헌신하게 된다. 또한 그는 국가 남부해방 전선의 회원이었다. 그 뒤 짠흐우짱은 1966년 전쟁 중 목숨을 잃었으나 그의 유해는 찾지 못했다.
짠흐우짱은 까이르엉에서 여성을 주인공으로 극을 구상한 최초의 인물이다. 짠흐우짱이 완성한 30여 건이 넘는 극대본은 베트남의 애국주의와 베트남 주인공을 내세우고 있다. 그의 극대본은 국내외에서 수세기에 걸쳐 수많은 극단이 활용해 공연으로 완성시켰다.
그의 공로를 인정한 베트남 정부는1996년 짠흐우짱에게 호치민 국가상을 수여했다.
쩐흐우짱까이르엉 극장의 판꾸옥끼엣(Phan Quốc Kiệt) 관장은 “짠흐우짱은 더 이상 우리 곁에 없지만 그의 예술은 남부 사람들을 중심으로 베트남 관객들의 마음속에 살아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인민 예술가인 응웬프엉단(Nguyễn Phương Danh)은 1945년 8월 25일 사이공 혁명 운동 이후 안장성(An Giang) 미칸 지역(Mỹ Khánh)의 819 혁명 운동에 참여했다.
응웬프엉단은 까이르엉 남보 극단의 초기 지도자였다. 그는 1954년 제네바 인도차이나 평화협정 이후 남부 예술인들을 대표해 호치민 주석과 면담을 수행하기도 했다.
응웬프엉단은 킴펑까이르엉 극장(Kim Phụng Cải Lương), 하노이 쯔엉방 극장(Chuông Vàng), 하타이성(Hà Tây) 호아마이 극단(Hoa Mai), 꽝닌(Quảng Ninh) 혼자이 극단(Hòn Gai) 등과 같은 유명 극장에서 까이르엉의 공연을 감독하고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까이르엉에 발레와 베트남 무용을 접목한 최초의 인물이다. 응웬프엉단은 예술인 양성에도 힘썼으며, 베트남 극장, 음악, 무용에 대한 다수의 저서를 집필한 바 있다.
응웬프엉단은 86세가 되던 1976년 호치민시에서 세상을 떠났다.
응웬프엉단의 학생이었던 띠엔(Thiện)은 “응웬프엉단은 자신의 삶을 국가와 전통 극단에 바친 혁명적이고 재능 있는 예술가였다”고 밝혔다.
쩐흐우짱까이르엉 극장의 이번 신규 전시관은 베트남 독립기념일을 기념해 9월 2일 개관하며 주소는 호치민시 1군 515 Trần Hưng Đạo Street이다.
[베트남뉴스 TTXVN]